서울 지하철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딘 승객을 구조하고, 대합실에서 쓰러진 심정지 환자에게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생명을 살리는 장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는 영화 속 설정이 아닌, 지난 한 해 동안 서울 지하철 곳곳에서 활동한 ‘시니어 승강기안전단’의 실제 사례다.
지난해 11월, 마포구청역에서 근무 중이던 한 안전단 참여자는 지하 1층 에스컬레이터 인근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발견하고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위급한 상황을 막아냈다. 이처럼 안전단은 승객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근무하며 각종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6일, 시민 안전 강화를 위해 ‘시니어 승강기안전단’을 역대 최대 규모인 604명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니어 승강기안전단은 서울교통공사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하철 승객의 안전한 승강기 이용을 지원하는 동시에 노인에게 안정적인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사업은 2022년 4월 시범운영을 시작했으며, 2023년 3월 양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가운데 노인역량활용사업 유형에 해당한다.
공사는 시범사업 당시 65명으로 출발한 안전단 규모를 해마다 확대해 왔다. 2022년 10개 역사 65명에서 시작해 2023년 22개 역사 282명, 2024년 33개 역사 491명, 2025년에는 49개 역사 582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604명이 서울 지하철 58개 역사에 배치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 증가한 수치로, 환승객이 많고 승강기 이용이 집중되는 역사 중심으로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공사의 의지가 반영됐다.
선발된 안전단 참여자들은 공사와 개발원, 소방서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통합교육을 이수한 뒤 현장에 투입된다. 주요 업무는 승강기 일상 점검, 올바른 승강기 이용을 유도하는 안전 계도, 응급 상황 발생 시 초기 대응, 승강기 인근 승객 안내 등이다. 승강기 바로 옆에서 근무하는 특성상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나 긴급 정지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
공사와 개발원은 근무 시작에 앞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안전단을 대상으로 통합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과정에서는 승강기 구조와 관련 법규를 포함한 기본교육과 함께 승강기 점검 요령, 응급 상황 대처 방법, 화재 대피 이론 교육, 심폐소생술 실습 등이 이뤄졌다.
기본 직무교육을 마친 604명의 안전단 어르신들은 주요 환승역을 포함한 58개 역에 배치돼 오는 11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이들은 3개 조로 나뉘어 주 5일, 하루 3시간씩 근무하며 지하철 이용 시민들의 안전을 살핀다. 공사와 개발원은 관할 시니어클럽과 복지관 등과 협력해 교육과 간담회, 안전용품 제공, 휴게공간 마련 등을 통해 원활한 근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시니어 승강기안전단 외에도 지하철 안전도우미, 시니어 물류 매니저 등 어르신과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공공 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하철 현장 곳곳에 배치돼 승객 안전 확보와 이용 편의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9만 5천여 개의 어르신 일자리를 공급할 계획이며, 공사 역시 이에 발맞춰 양질의 공공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기병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시니어 승강기안전단은 어르신에게는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에게는 보다 안전한 이동 환경을 마련하는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지하철 안전 수준을 높이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