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임수송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민적 동의를 얻으며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4일 오후 4시 기준 관련 국민동의 청원이 5만 181명의 참여로 목표선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번 청원에는 서울교통공사와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노사 모두가 참여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청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진행돼 종료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기준을 충족했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속도에 따라 무임 이용객 증가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재정 압박이 운영기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주된 문제로 제기됐다. 청원은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는 현실에서 운영기관의 재정 악화가 시민 이동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도시철도법 등 관련 법률 개정과 국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6개 기관은 청원 달성을 위해 역 내 홍보물 설치, 온라인 안내 확대, 참여 인증 이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동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도시철도 노조 연합체인 궤도협의회는 자체 예산을 들여 왕십리역, 덕수궁 돌담길 등 5곳에서 시민에게 커피 3천 잔을 제공하며 직접 홍보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청원이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의 공식 심사가 예정돼 있으며, 22대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 논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정준호 의원 등 14인),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헌승 의원 등 12인) 등 총 4건의 법안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여러 차례 발의됐던 법안들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 반복됐던 만큼 이번 동의 청원이 전환점이 될지가 주목된다.
정부가 과거 철도청이 공기업 코레일로 전환될 때 무임손실을 국비로 보전했던 사례도 함께 언급된다. 「철도산업기본법」 개정 이후 최근 7년간 코레일은 무임손실의 약 80%에 해당하는 1조 2천억 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지하철 무임수송은 대통령 지시와 노인복지법 등 정부 정책에 기반해 도입된 제도로, 그 효과 역시 국가 전체에 돌아가고 있다”며 “이번 청원을 통해 확인된 국민의 의견이 국회와 정부의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법안이 처리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