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 법제화를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청원은 각 운영기관이 직면한 재정 압박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회에서 무임수송제도와 관련된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도록 추진된 것이다. 청원에는 서울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 대구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광주교통공사, 대전교통공사 등 전국 6개 도시철도가 참여하고 있다.
국민동의 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확보해야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번 청원에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가 직접적인 핵심 배경으로 제시됐다. 올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3%로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무임수송 대상에 해당하며, 이 결과 2024년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7,228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운영기관 전체 당기순손실의 58%를 차지하는 규모로, 단순한 경영 손실을 넘어 도시철도 운영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향후 5년간 6개 도시철도가 확보해야 할 안전투자 재원은 약 4조 6천억 원으로 연간 약 1조 원에 달하나, 현재 재정 여건으로는 충당이 어려운 상황이다.
협의회는 동일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레일이 이미 정부로부터 무임손실액의 대부분을 보전받고 있는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도 강조했다. 코레일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약 1조 2천억 원의 국비 보전을 받았으며, 이는 무임손실액의 80% 수준이다. 이에 도시철도 운영기관 역시 법적 근거를 마련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22대 국회에 제출된 도시철도법 개정안(정준호 의원 등 14인),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헌승 의원 등 12인) 등 총 4건의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그러나 무임수송제도 개선 관련 법안은 지난 20년 동안 여러 차례 발의됐음에도 모두 통과되지 못한 전례가 있어 이번 청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대표자협의회는 오는 26일까지 5만 명 달성을 목표로 온라인 참여를 적극 독려할 계획이다. 각 운영기관은 홈페이지 공지, 역사 내 현수막과 포스터 게시, 출퇴근 시간대 홍보물 배부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SNS 참여 인증 이벤트도 함께 운영한다. 서울교통공사 공식 유튜브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뒤 청원 참여 인증샷을 제출하면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며, 추첨을 통해 700명에게 모바일 커피 쿠폰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협의회는 무임손실 국비 지원 법제화를 위해 공동건의문 제출, 관련 정책토론회 개최, 전국 동시 캠페인, 법안 발의 의원들과의 공동 기자회견 등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왔다. 또한 국회 및 정부 관계자들과 100여 회 이상 면담하며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은 “무임수송제도는 1980년 대통령 지시로 시작된 뒤 노인복지법 등 국가 법령에 따라 시행돼 왔지만, 초고령사회로의 변화 속에서 운영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며 “국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운영에 따른 손실을 정부가 분담할 수 있도록 청원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