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정저널] 산불 피해지역에 대한 폭우 피해가 증폭되고 병해충 피해 나무로 산불에 취약해지는 산림이 늘어나는 등 하나의 재난이 다음 재난의 강도를 높이는 ‘연쇄·복합 산림재난’ 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구밀집지역과 산림이 맞닿은 곳이 많은 경기도에서는 이러한 산림재난이 도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협한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산불·산사태·소나무재선충 문제를 하나의 재난군으로 묶어 분석한 ‘경기도 산림재난 취약지역의 공간계획 및 관리 방안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경기도는 산림재난과 거리가 먼 지역으로 여겨지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불 발생 건수는 1,250건으로 전국 1위이며 지금까지 피해면적은 크지 않았지만 발생 건수는 가장 많아 언제든 대형산불 피해에 강하게 노출되어 있다.
2025년 7월에는 가평·포천 일대에 4시간 만에 200㎜의 비가 쏟아져 500개소가 넘는 지점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후변화로 이러한 국지성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산사태는 상시적 위협으로 바뀌고 있다.
경기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은 2021년 8,009그루에서 2025년 5만 9,351그루로 약 7배 이상 증가했으며 90% 이상이 잣나무로 확인됐다.
최근 산림재난은 기후변화로 인해 대형화되고 하나의 재난이 다른 재난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산림재난의 공간정보를 통합적으로 구축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경기도에서는 도 전역을 항공 라이다로 촬영해 0.5m급 정밀 지형정보를 확보하고 건축물, 산림환경, 인구정보 등을 결합해 세부적인 기후재난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정보를 구축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불·산사태·소나무재선충 취약지역을 함께 분석했다고 밝혔다.
대형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은 가평·양평·포천에서 주로 확인됐으며 이 세 지역이 경기도 전체 대형산불 위험지역의 약 61.6%를 차지한다. 이들 지역은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림 면적이 넓고 산지지형이 험준하다는 공통적인 특성을 보였다. 또한 산불 발생 시 피해가 우려되는 취약시설도 산림 경계 근처에 다수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로당·요양원 등 노인시설은 경기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6,344개소가 산림 경계 100m 이내에 있었으며 가평은 그 비율이 81%에 달했다. 따라서 산불 위험지역의 자연환경적 특성과 취약시설의 분포를 함께 고려한 예방·감시 활동 및 대피·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산사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법으로 관리되는 산사태 취약지역 밖에서 최근 인명피해가 났다는 점이다. 2025년 가평군 인명피해 발생 지점 세 곳은 모두 법정 산사태 취약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사각지대였다. 이에 경기연구원에서는 정밀 지형 자료로 산지에서 시작되는 물길을 추출해 양안 25m와 산림청에서 분석한 토석류 피해 예측지역을 합친 범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위험에 노출된 건물은 16만 9,983동으로 법정 취약지역의 약 30배에 달했다. 이 중 51.9%가 토석류 충격에 쉽게 무너지는 조적조·비조적조 건물이었다.
소나무재선충병의 경우, 2026년 6월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23곳에서 감염목이 발생했다. 경기도 산림의 약 20%가 재선충에 감염될 수 있는 수목이며 해당 수목의 86.8%가 최근 3년 감염목이 발생한 위치를 기준으로 영향권에서 자라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4대 핵심 대책을 제시했다. 첫째, 드론 스테이션·스캐닝 라이다 기반 무인 상시 감시체계를 산불 고위험 시군부터 도입한다. 둘째, 물길 인근 취약 건물에 방호벽·옹벽을 설치하고 법정 대피소가 없는 마을에는 철근콘크리트 건물을‘안전건물’로 지정해 대피 사각지대를 없앤다. 셋째, 항공·위성영상 원격탐사로 재선충 감염 현황을 전수 파악하고 경제성이 낮은 잣나무림을 방화수림·밀원수림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도유림부터 선도한다. 넷째, ‘복합산림재난센터’를 설치하고 일선 공무원이 별도의 분석 프로그램 없이도 관할 구역의 위험지역과 취약 건물·시설 공간정보를 공유하는 통합 정보시스템을 갖춘다.
김동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산림재난은 과거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기존의 자연재난이 극단적으로 바뀌고 서로 연쇄·복합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이런 기후재난은 과거와 같은 대응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경기도가 새롭게 구축한 고정밀 공간정보와 환경정보 자산을 활용해 취약지역과 주민 대피로를 사전에 정밀하게 파악하는 새로운 대응 방법론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이번 연구가 그 첫 사례”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산림재난 위험정보 일부는 ‘경기기후플랫폼’홈페이지에 수록돼 있으며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