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피해·하상굴착·안전위험 확인… “취미 넘어선 기계식 채취, 명확한 관리기준 필요”
by 편집국
2026-09-09 18:55:52
충청북도 영동군 군청 (영동군 제공)
[국회의정저널]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정책연구위원회는 9월 9일 충북 영동군 초강천 일원의 사금채취 현장을 찾아 하천 훼손 실태를 확인하고 영동군 관계자 및 지역주민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현안모니터링에는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 정책연구위원 및 활동가, 영동군 재난안전과, 지역 주민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금값 상승과 온라인 영상 등을 통해 사금채취가 확산되면서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모터펌프와 보트 등 동력·기계장비를 활용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천환경과 주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실효성 있는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동군이 제공한 현황자료에서도 사금채취가 패닝접시를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 모터펌프·슬루이스·흡입식 장비 등을 사용하는 형태로 기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천 바닥 파헤치고 돌 쌓고 깊은 웅덩이까지 현장에서는 사금채취 과정에서 하천 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파헤치고 돌을 이동·파손하거나 한곳에 쌓아놓은 흔적이 확인됐다.
영동군 조사에서는 사금채취 장비 주변에 약 90㎝에 이르는 웅덩이가 형성된 사례도 확인됐다.
행정자료에는 실제 측정 깊이가 87㎝로 기록돼 있다.
이처럼 동일한 장소에서 굴착과 돌·자갈 이동이 반복될 경우 하천의 원형과 지형이 바뀌고 저서생물 서식처와 어류 산란처가 훼손될 수 있다.
또한 굴착으로 생긴 깊은 웅덩이는 물놀이객의 골절·익사 등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기계장비의 연료 유출과 탁수 발생은 수질과 수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영동군은 장비 소음과 토사 유출, 농업용 양수기 막힘 등도 주요 피해로 제시했다.
“흙탕물 내려오면 포도에 물도 못 줘”주민 피해는 이미 현실 주민들이 체감하는 피해도 구체적이었다.
돈대리 주민은 간담회에서 “포도에 관수할 때 흙탕물이 내려오면 피해를 입고 웅덩이가 파여 있어 물놀이를 하기도 위험하다”며 사금채취로 인한 농업용수와 안전 문제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외지인들의 장기간 체류 과정에서 쓰레기와 취사 부산물이 하천에 버려지는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군에도 농업용수에 흙탕물이 유입되거나 하천에 버려진 쓰레기와 이물질이 양수기를 막아 고장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대의 모터가 동시에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하천 안에서 휘발유를 취급하는 데 따른 수질오염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일부 채취자들은 단순히 하루 이틀 방문하는 체험객 수준을 넘어 영동 일대에 숙소를 마련하고 옥천·영동·상주 등 사금이 나오는 지역을 오가며 장기간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사금채취가 점차 집단화·전업화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수막 달고 현장 나가도 결국 ‘계도’행정도 속수무책 문제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현행 법령으로는 실제 현장에서 사금채취 행위를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영동군은 2025년부터 사금채취 행위에 대해 채굴권 조회와 증거자료 수집, 법률자문, 현장점검, 불법행위 근절 현수막 설치와 주민계도 등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법률 검토 결과 금속탐지기나 손으로 모래를 채질하는 행위와 고압펌프로 하상을 파헤치거나 돌을 부수는 행위 사이에 법 적용의 차이가 있고 삽으로 흙을 퍼낸 사실이 확인돼도 굴착의 규모·횟수와 토지 형질변경 정도를 입증하기 어려우면 현행 하천법상 ‘굴착’ 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확인됐다.
박상숙 영동군 재난안전과 주무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천을 어느 정도 훼손해야 하천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기준이 애매하다”며 현행 상황에서는 “지도·계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계 등을 이용한 사금채취에 대해 명확한 관리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타 지역에서는 하천 훼손 정도를 입증하지 못해 불송치된 사례가 있고 이를 사금채취자들이 공유하는 상황도 나타나면서 현장 공무원들이 투입하는 행정력에 비해 단속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금채취 전면 금지 아닌, 어디까지 가능한지 기준 만들자는 것”이날 현장에서는 사금채취 자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일반적인 취미활동과 하천을 실질적으로 훼손하는 기계적·반복적 채취행위를 구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정책연구위원들은 낚시의 금지·제한구역과 같이 사금채취도 지역 여건에 따라 금지·제한구역을 정하거나, 패닝접시 등 단순도구 이용과 동력·기계장비 사용을 구분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동력장비를 이용한 굴착, 하천 돌·자갈 파손, 물길 변경 등 환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허용범위와 제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 정책연구위원회는 “사금채취 자체를 모두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단순 체험과 하천을 반복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구분하고 동력장비 사용 등 명백한 훼손행위를 관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며 “하천의 수질과 생태계, 이용자 안전과 주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와 주민·행정기관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제도개선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는 영동군과 옥천군, 충청북도, 환경부 등 관계기관 및 전문가와 추가 간담회를 추진하고 대청호포럼과 국회토론회 등을 통해 하천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과 제도개선으로 공론화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