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2026년을 인공지능 전환 실행의 출발점으로 선언하고, AI 기반 경영체계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 혁신 전담 조직인 ‘AI혁신추진단’을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는 준비 단계를 넘어 실행 중심의 인공지능 전환(AX)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이미 스마트 스테이션,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 24시간 민원 응대 챗봇 등을 도입하며 AI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이를 토대로 ▲고객 편의 증진 ▲안전 관리 강화 ▲업무방식 혁신 등 3대 분야에서 총 28개 AI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계획은 정부와 서울시의 인공지능 대전환 정책 기조에 맞춰 수립됐으며, 시설물 노후화와 관리 부담 증가 등 도시철도 운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냉난방 분야에서 먼저 나타난다. 오는 5월부터 4호선 신조 전동차 26개 편성에 AI 기반 객실 적정온도 제어 시스템이 시범 도입된다. AI 모델이 혼잡도와 계절, 요일, 시간대별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냉방 가동 시점과 온도를 자동 조정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설정 온도를 초과해야 냉방이 가동돼 불편이 발생했으나, 앞으로는 선제적 제어가 가능해져 쾌적한 객실 환경 유지가 기대된다.
연간 약 110만 건에 달하는 시민 민원 중 80%가량이 냉난방 관련이라는 점에서 개선 효과가 주목된다.
지하철 역사에도 AI 냉방제어 시스템이 도입된다. 역사별 구조와 층수, 이용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제어 모델을 구축해 오는 7월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민원 처리 체계 역시 AI로 고도화된다.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AI가 자동 분석한 뒤 담당 부서로 즉시 배부하는 ‘민원 자동배부 시스템’을 하반기 중 시범 운영해 처리 시간을 단축한다.
안전 관리 분야에서는 지능형 선로 검측 고도화 등 11개 사업을 추진한다. 운행 중인 열차를 활용한 선로 검측 시스템에 딥러닝 기반 자동 학습 기술을 적용해 정확도와 정밀도를 높인다. 올해부터는 전차선 높이·편위·마모뿐 아니라 침목 균열과 체결구 상태까지 점검 범위를 확대해 기존 야간 육안 점검 방식의 한계를 보완할 계획이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열차·역사 혼잡도 통합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혼잡도를 분석하고 이를 대시보드 형태로 시각화해 실시간 대응력을 강화한다.
또 전동차 내 센서와 CCTV 영상을 AI가 실시간 분석해 사고 발생 시 관제센터에 즉시 경보를 보내고 관련 영상을 자동 표출하도록 시스템을 구조화한다. 이를 통해 초기 대응 시간을 단축하고 관제 중심의 안전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AI 기반 보안관제 도입, 산업재해 안전 가이드 개발, 7호선 지능형 CCTV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 승무원 인적 오류 예측 모델 개발 등도 추진한다.
업무 방식 혁신도 병행된다. AI 업무비서를 시범 도입해 보고서 초안 작성, 문서 요약, 지능형 검색 등을 지원하고, 직원들이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전 직원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AI와 연계함으로써 업무 연속성과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공사는 성공적인 인공지능 전환을 위해 AX 리더를 포함한 600여 명의 AI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실무 중심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 적용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올해는 AI 기반 혁신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조직 문화와 업무 체계를 재설계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