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연일 고공행진 속에 있는 가운데 애플레이션이(applelation)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애플레이션은 사과(apple)와 인플레이션(inflation, 물가 상승)을 결합한 용어로 사과를 포함한 과일 가격의 급격한 상승 현상을 나타낸다. 사과 가격의 상승이 다른 과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도미노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애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상 기후, 농업 인력 부족, 초고령화와 사과 재배 면적의 감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애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는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에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애플레이션을 부르는 농산품 고물가의 주원인은 천재지변이나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없는 가격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강대국들의 영토분쟁으로 발생한 전쟁으로 에너지 생산이 중단되고 세계 최대 곡창지대가 전쟁의 여파로 곡물 수송이 막혀 물가를 올려놓고 있다. 한동안 대파 한 단에 8,000원, 쪽파 한 단에 12,000원, 오이 하나에 2,000원 하던 채소가격은 일기가 고르고 작황이 좋아지면서 하향(下向) 안정세로 거의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 주부들의 시름을 덜어 주고 있지만 이번에는 치킨, 햄버거, 조미김과 초콜릿 등 식품 가격이 들썩이며 인상을 하겠다고 한다. 최근 2년간 폭염과 가뭄으로 전 세계 올리브유 40% 이상을 생산 공급했던 스페인이 가뭄으로 올리브 생산이 반토막 나자, 전년 대비 80% 이상 인상시키기도 했다. 올리브뿐만 아니라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도 지난해 생산량이 급감해 가격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는 OECD 35개국 중 3위로 서민들은 허리가 휜다고 아우성치고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할 정도로 먹구름이 덮쳐오고 있다. 식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김 제조업체인 성경김, 대천김, 광천김이 제품 가격을 평균 15∼20% 인상했다. 업계 1∼2위인 동원F&B와 CJ제일제당도 조만간 제품 값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해양수산원에 따르면 마른 김의 지난달 도매가격은 속(100장)당 9,893원으로 한 달 새 33.7% 급등했고 1년 전 5,559원과 비교하면 78%가 올랐다고 한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코코아의 주산지인 서아프리카의 악천후와 작물에 번진 질병으로 수확량이 급감해 가격이 역대 최대인 톤당 1만 1,001달러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단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2,000∼3,000달러로 안정세가 유지되어 왔었다. 가격이 5배 정도 폭등하자 국내 초콜릿 제조업체인 롯데월푸드는 초콜릿과 빙과류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치권은 대책이나 대안을 내놓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총선은 끝났지만, 그 누구 하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 국민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여당도, 지난 21대에 이어 절대 다수당이 된 야당도 국민 삶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어느 정권이건 자연환경을 이길 수는 없는 일이기에 여·야를 떠나 자연환경으로 인한 물가 폭등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공격할 게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여전히 이런 논의는 없다. 온통 뉴스에 특검 이야기만 들린다. 잘잘못을 따져 제대로 된 처벌을 하자는데 반대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도 공론의 테이블에 같이 있어야 한다. 현상이 벌어지면 대책이 있어야 하고, 그 대책을 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 실행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하지만 대한민국엔 대책 자체가 없다. 폭우는 쏟아지는데 사람 구할 생각이 없다. 안타까울 뿐이다.
by 관리자한국인의 근면 성실은 오랜 세월 동안 국가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었다.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성실하고 부지런한 노동 정신은 경제 기적의 기초가 되었다. 국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며 경제 발전을 이루었고, 그 결과 한국은 짧은 시간 내에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커나갔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급속한 산업화 시기, 긴 노동 시간과 높은 생산성은 한국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게 했다. 정부와 기업은 우리 국민의 근면성실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했고, 이는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우리 국민들은 새벽에 6시면 출근길에 올라,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것이 당연시 되던 시대였고 회사의 성공과 성장이 나의 성공과 성장이라 생각하며 일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전통적인 근면성실의 개념에서 달라지고 있다. 변화하는 경제 구조와 사회적 요구에 맞춰, 한국의 근면 성실은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정치권의 화두가 되었고, 주5일제를 넘어 주4일제를 하자는 주장도 들려오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시대를 역행해 예전처럼 밤낮 가리지 말고 일하고, 회사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니 회사를 위해 온 몸을 바치자는 주장은 고리타분을 넘어 범죄가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전통적인 긴 노동 시간과 높은 업무 강도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모델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식 경제로의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창의성과 유연성이 중요해지면서, 단순한 근면성실보다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근무 방식이 요구되는 시대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현대적 의미의 근면 성실은 더 이상 단순히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일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유연 근무제, 재택근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등이 강조되며,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고려한 근로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 일명 워라벨이 강조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기업들도 직원들의 워라벨을 지원하고, 근로자들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와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경제 성장과 함께 노동 환경의 개선에 대한 요구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개인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며, 일과 개인 생활을 조화롭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워라벨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유연 근무제, 재택근무, 주 4일 근무제 도입 등이 그 예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재택근무의 확산을 촉진시켜,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부 또한 여러 가지 정책을 통해 워라벨 개선을 위해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정책과 사회적 변화가 있지만 한국민의 근면성실의 DNA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중요한 가치다. 그 근면하고 부지런하며 성실한 국민성은 아직도 한국민에게 남아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업무시간을 줄이고, 좀 더 효율적인 방안들을 찾아나가는 것은 분명 옳은 일이지만, 한국민 속에 있는 근면성실의 DNA를 마치 잘못된 것으로 치부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한국의 근면성실은 오랜 시간 동안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중요한 가치로 남아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근면성실의 개념이 진화하고 있다.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근무 방식,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나가는 것이 사회의 지속 발전과 함께 개인의 행복과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by 편집국by 편집국
by 편집국
by 편집국
2024년 4월호 발행인 칼럼
by 편집국by 편집국
발행인 이광우 칼럼
by 편집국by 편집국
by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