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붕괴가 심상치 않음이 수치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역대 최대인 100만 명에 육박하는 98만 6,0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0∼2021년 80만 명대보다도 높은 것으로, 일각에서 들리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는 코로나 당시 급격하게 늘어났던 대출 환수의 시작과 함께 가파르게 오른 고금리, 고물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빚을 내어 사업체를 운영하던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는 것이다.
통계를 보면 사업 부진을 이유로 문을 닫은 사업자는 절반에 육박했고, 음식·소매·서비스의 폐업자가 70% 정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도 자영업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2분기 자영업자 수는 566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월평균 11만 1,000명 줄었다. 이는 1분기의 9,000명 감소에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고용원이 없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퇴직금 등이 없어 노후대책이 어려운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노후를 위해 들어 논 노란우산공제의 경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지급된 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상승,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빚 부담까지 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은 언제 폐업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더욱이 폐업을 결정한 이들의 구직도 좀처럼 쉬워 보이지 않는다. 상반기의 월평균 실업자는 91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6.9% 증가했고, 이 중 자영업자로 일했던 실업자는 2만 6,000명으로 23.1%나 급증했다. 이는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증가 폭이 전체 실업자 증가 폭의 3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20% 정도로 주요 선진국 대비 2∼4배 이상 높다. 이는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경쟁의 과다를 불러오게 되고, 결국 5년 생존율이 23%에 불가한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진입장벽이 너무 낮다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별다른 준비 없이 손쉽게 진입한 자영업은 결국 몰락을 불러오기 쉽다. 청년층부터 퇴직한 베이비부머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치킨집, 맥줏집, 분식집과 같은 소규모 자영업을 시작하고 이중 상당수는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가계의 실패는 결국 사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해법을 하루속히 찾아야 한다.
자영업 붕괴를 막고, 실패한 자영업자의 재도약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
첫째, 디지털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영업자들에게도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전통적인 경영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는다. 따라서 자영업자들도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사용자 친화적이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는 기본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정보, 영업시간, 위치 등을 제공하고, 고객이 쉽게 연락할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활용도 중요하다. 소셜미디어는 자영업자들에게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정기적인 게시물 업데이트와 고객과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또한, 소셜미디어 광고를 활용하여 잠재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 쇼핑몰 구축이나 마켓플레이스 입점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자영업자들이 더 넓은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한다. 쿠팡, G마켓, 11번가 등과 같은 대형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이미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제품을 쉽게 노출할 수 있다. 또한, 마켓플레이스의 마케팅 툴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
둘째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급격하게 늘어났던 자영업자들의 대출의 상환이 시작되면서 자영업 붕괴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정부는 △상환 연장제도 개편 △전환보증 신설 △대환대출 지원 대상 확대 등으로 구성된 ‘금융지원 3종 세트’ 세부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상환 연장제도 개편을 통해, 소상공인 정책자금(직접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는 이번에 개편되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상환연장제도를 통해 잔여 대출잔액의 상환 기간을 연장하여 매월 납부해야 하는 원금 상환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역신보 전환보증을 신설했다. 중기부는 2024년 7월 31일부터 5조 원 규모의 전환보증을 공급할 계획으로 지역신보 보증을 통한 대출(이하 보증부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가 전환보증을 신청할 경우, 기존의 보증부대출이 새로운 보증부대출(새로운 보증+새로운 금융기관 대출)로 전환되어 거치기간이 추가되고 상환기간도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민간의 고금리 대출이나 만기연장이 거절되는 대출은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통해 10년 분할상환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소상공인 대환대출은 7% 이상 고금리 대출과 은행에서 만기연장이 제한되는 대출을 4.5% 고정금리, 10년 분할상환 조건의 정책자금으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5천억 원 규모로 신설되었다. 이처럼 정부는 자영업 붕괴를 막기 위해 다각적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셋째, 자영업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음식점, 편의점 등 창업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일정 수준의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게 하고, 창업대출 규제 등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식·음료 창업보단, 소자본 기술창업 등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기술교육을 통해 자영업자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경영 컨설팅 지원,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의 상생 유도, 자영업자들의 협업 프로그램 등의 확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영업자들이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폐업 자영업자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재취업 지원, 실업 급여 등 다양한 사회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소상공인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를 신설하여 특화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폐업 초기 단계부터 재취업 희망 자영업자의 정보를 연계하여 지원할 방침을 세웠다. 또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폐업 소상공인 및 이들을 고용한 사업주를 위한 고용 유인책을 마련하고, 점포 철거, 사업 정리, 채무 조정 등 폐업 관련 지원도 할 방침이다.
대한민국 자영업 붕괴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시민사회가 모두 협력하여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 지원, 금융 지원 강화,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성공은 곧 대한민국 경제의 안정과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다.
폐업인 100만 시대는 결코 가볍게 넘기거나, 잠시 일어나는 현상으로 바라보면 절대로 안 된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