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지난 3일 내방역에서 한 직원의 신속한 대응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사전에 차단했다고 밝혔다.
당일 오후 6시 5분경, 역사 순회 점검 중이던 내방역 부역장 A씨는 고객안전실 앞에서 상가 종사자 B씨가 겁에 질린 채 통화 중인 모습을 발견했다. ‘우리 딸’, ‘납치’, ‘송금’ 등의 단어를 듣고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A씨는 재빨리 개입했다.
범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B씨 딸의 목소리를 그대로 흉내 냈고, 딸이 납치됐다는 내용으로 협박하며 송금을 요구했다. 당황한 B씨는 즉시 1,000만 원을 송금하려 했으나, 당장 준비된 돈이 없어 잔고 내역 중 80만 원을 이체하려던 상황이었다.
A씨는 말 대신 눈빛과 손짓, 쪽지를 이용해 B씨와 조심스럽게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이후 B씨의 남편에게 연락해 실제 자녀의 안전을 확인했고, 범인의 지시에 따른 송금을 막은 뒤 경찰에 신고해 사건을 마무리했다.
B씨는 “딸 목소리를 들었을 때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역 직원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공사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112에 신고하고, 가까운 고객안전실에 도움을 요청할 것을 시민에게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강남구청역에서도 시민 제보로 보이스피싱 의심 장면을 포착, 경찰에 신고해 1,500만 원의 피해를 막고 운반책 2명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마해근 공사 영업본부장은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킨 직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모니터링과 순회점검을 강화해 시민이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