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장의 생각 : 출산율 높이기 과연 해법이 있을까?



    by 편집국
    2024-09-04 15:29:36

     

     

    우리는 오랫동안 낮은 출산율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산율 하락은 개인 선택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로 고용 불안정, 주거비 부담, 교육비용 상승 등이 젊은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1.3%로 떨어졌을 때던 20여 년 전 한 경제학자는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이 글이 ‘정신 나간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 생각들을 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칼럼은 적중하고 있다.
    먹을 것이 없이 헐벗고 배고팠던 시기 우리 선조들의 평균 출산율은 7∼8명 많게는 10여 명에 달했다. 피임이나 산아제한 없이 생기는 대로 낳다 보니 가난을 벗어날 수 없었고 살기는 고달팠다. 1960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6.16명으로 요즘의 아프리카 출산율과 비슷했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는 표어까지 등장해 정부가 반강제로 예비군 훈련장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젊은이들에게 불임시술을 무료로 시키고, 강력한 산아제한을 실시해 1970년 4.5명, 1984년엔 대체출산율인 2.1명까지 출산율을 떨어뜨렸다. 대체출산율 이란 부부 한 쌍이 결혼해 출산한 아이가 성장해 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데 2.1명은 태어난 아기가 다 자라지 않기 때문에 자연 감소분 0.1을 더해 2.1명을 대체출산율이라고 한다.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이 맞물려 국부는 빠르게 늘어났고 우리는 눈부시게 발전해 세계 최빈국에서 OECD 10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저출산의 늪은 대체출산율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2001년엔 출산율이 1.3명으로 하락하면서 2020년 기점으로 인구 감소기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인구 감소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데 있다. 
    2014년 1.2명이던 출산율이 2022년 0.78명으로 감소하더니 2023년에는 0.7명으로 감소했고 내년에는 0.7명 선도 무너져 0.6명대로 떨어진다고 예측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OECD 38개 회원국 중 8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으며 합계출산율이 1을 밑도는 유일한 나라로, 두 번째인 이탈리아 1.24명과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때까지 범국가적 총력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할 부처의 명칭은 '인구전략기획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산을 대응하기 위한 부서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새롭게 신설되는 부처의 장관은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시킨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경제기획원처럼 인구전략기획부에 저출산 예산에 대한 사전심의권 및 지자체 사업에 대한 사전협의권을 부여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며 “정부의 저출산 정책은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개 핵심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기업규모,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누구나 일을 하면서 필요한 시기에 출산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하겠다"며 “현재 남성 육아 휴직 사용률 6.8%를 임기 내 남성 육아 휴직 사용 비율을 50%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아빠의 출산 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해 엄마 아빠가 함께 육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육아휴직 급여를 첫 3개월은 월 25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이 가능한 자녀 연령은 현행 8세에서 12세로 확대하는 내용도 발표했다. 아이가 아플 때처럼 꼭 필요한 시간에 부모가 아이를 충분히 돌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을 위해서도 육아휴직 근로자 대체인력 지원금을 월 12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대통령실 등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출산율 반등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전국에서 최저 출산율을 보인 서울시는 ‘탄생 응원 서울 프로젝트’로 저출산 대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책은 오세훈 시장이 지난 2022년 발표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개념으로 청년, 신혼부부, 난임부부 같은 ‘예비 양육자’까지 포괄하고, 출산·육아·돌봄뿐 아니라 주거나 일·생활 균형 같은 근본적인 문제까지 전방위 지원하는 것이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1조 7775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출산율 1위의 세종시도 저출산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건 마찬가지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3요소인 영토와 주권, 국민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국민이 사라지는 문제”라며 “범국가적 대응과 함께 지방정부가 선도할 분야와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제공해야 할 서비스 분야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출산율 높이기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모두 팔을 걷어붙였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자조적인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단기간의 재원 투자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도 여·야 정치권에서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공략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결국 사회의 패러다임의 전환 없이는 출산율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는 사회가 함께 길러낸다는 인식 전환과 단기간 지원이 아닌 중·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비정규직 등 노사문제를 해결하고 남녀 젠더 간 갈등 역시 해결해야 한다.
    만약 대대적인 인식변화가 어렵다면, 출산율 저하를 받아들이고, 줄어든 인구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세계적 석학인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적은 숫자의 국민으로 어떻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느냐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 교수는 ‘국가 소멸? 내가 힘든데 그게 중요한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출산율을 회복하는) 그런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지금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은 진화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지극히 당연한 진화적 적응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먹을 것이 없고 숨을 곳이 없는데 번식을 하는 동물은 진화과정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상황만 좋아지면 출산을 하게 되어있다. 번식을 못 하게 막는 것이 몹시 어려운 일이고 번식을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아이만 낳아놓으면 아이가 너무나 잘 크고, 우리는 부모로서 그 잘 크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행복한 가족을 이룰 수 있겠다는 그림이 그려져야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지구적으로 보면, 지금은 우리가 억지로 기술을 통해 지구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놓은 상태로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라며 “모든 환경 문제는 궁극적으로 다 인구문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벌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는 줄여야 한다. 잘 사는 나라들이 도로 출생률을 높이는 일을 하다 보니까 전 지구적으로는 이게 재앙이다”라고 주장했다. 
    출산율 저하는 우리 미래와 직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출산율만 높인다고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고, 그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 최 교수의 주장처럼 자연의 섭리에 따라 줄어드는 인구를 받아들이고, 적은 인구가 얼마나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도 찾을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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