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4호선 전동차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가 갑작스레 발화했으나, 승객과 역 직원의 침착한 대응 덕분에 인명과 열차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지난 27일 오후 10시 21분경 불암산역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일본인 관광객의 가방 속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열차에 탑승해 있던 한 남성 승객이 곧바로 비치된 소화기를 사용해 1차 진화를 시도하고, 동시에 비상통화장치를 통해 승무 직원에게 상황을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승무 직원은 종합관제센터에 즉시 알렸으며, 관제센터는 인근 이촌역에 화재 대응을 지시했다. 이촌역에서 근무 중이던 김태기 부역장과 서동순 차장은 소화기를 들고 현장으로 출동, 열차 안으로 들어가 관광객의 짐과 보조배터리를 먼저 바깥으로 옮긴 뒤 2차 진화를 진행했다. 또 100여 명의 승객을 신속히 하차시키며 안전 확보에 나섰다. 김 부역장은 이후 보조배터리를 화장실로 옮겨 물에 담가 완전히 진화한 뒤 역사 밖으로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불길은 관광객의 가방과 보조배터리에 국한됐으며, 다행히 인명과 열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사는 이번 상황을 두고 “승객의 초기 대응과 직원들의 훈련된 협력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공사는 휴대전화 및 이동형 보조장치(PM) 배터리 발화에 대비해 교육과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쉽게 꺼지지 않고 다량의 유독가스를 동반하는 배터리 화재의 특성을 알리고, 소방서와 합동 훈련을 병행하며 대응 역량을 높이고 있다.마해근 공사 영업본부장은 “신속히 나서준 시민의 용기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분을 지하철 의인으로 추천해 포상을 지급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전했다.